“요즘 개발자들은 기본기 없이 AI로만 코드를 짠다”
무지성 바이브 코딩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못마땅하다면 삐빅,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당신은 역사의 어느 한 시점을 지나고 있는 평범한 꼰대일 뿐이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자의 이해를 저하시킨다”는 비판은 늘 반복되어 왔다.
- 최근 AI 코딩이 코드 자체에 대한 이해를 약화시킨다고 지적받고 있다면
- 10년 전, 파이썬 같은 고수준 언어가 시스템, 메모리, 컴파일 과정에 대한 감각을 흐린다고 비난받았고
- 20년 전에는 파이썬과 같은 비판을 Java, Javascript, PHP, Ruby와 같은 고수준 언어들이 똑같이 받았었다.
- 같은 시기, STL(C++) 의 개발자 "알렉산더 스테파노프"는 OOP 를 현실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라며 비판했고
- 30년 전,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르발즈”는 C++를 두고 “정말 싫어한다(really, really despise C++)”며, 복잡성만 키우고 실력을 떨어뜨리는 쓰레기 같은 언어라고 혹평했으며
- 그리고 50년 전, 폰 노이만은 어셈블리어를 개발하는 제자들을 대상으로 “기계어(바이너리) 쓰면 되지, 무슨 낭비들이냐?”라고 화를 냈다.
즉, AI 로 생각없이 코드를 짠다고 비판하는 당신도
누군가에겐 시스템에 대한 고려없이 코드를 짜는 파이썬 개발자일 뿐이고
이를 비판하던 C, C++ 마스터 꼰대 아저씨도
누군가에겐 기계어 구조도 이해하지 못하고 코드를 짜는 하찮은 개발자일 뿐이다.
20년 이상의 진득한 개발자 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새로운 바이브 코딩의 흐름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미 수차례의 기술 교체기를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 흐름이 나타날 때마다 “아, 이번에도 또 왔구나” 하는 태도로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유독 5~10년차 개발자들에게서 억울함과 분노가 두드러지는 듯 하다. 그들에게는 이제 막 갈고 닦은 기술을 무기 삼아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무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낡아가고, 새로운 무기가 "기본기 없는 뉴비"들의 손에 쥐어져버리니, 불안과 방어 본능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억울해 하지 말자. 기술의 세계는 늘 그래왔다. 당신이 피땀 흘려 익힌 그 프레임워크, 그 언어, 그 패러다임은 언젠가 반드시 더 추상화된 무언가로 대체된다.
C 언어는 어셈블리를 밀어냈고, Java와 JavaScript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웹과 엔터프라이즈 시대를 열었고, Python은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떨어뜨린다”는 비판 속에서도 데이터 과학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금, AI 바이브 코딩이 다시 같은 서사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원래 다 그런거다. (당신도 꼰대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출처:
리누스 토르발즈 on C++: https://blog.alexseifert.com/2025/03/04/linus-torvalds-on-c/
스테파노프 on OOP: https://forum.freecodecamp.org/t/ask-freecodecamp-why-do-some-programmers-hate-object-oriented-programming-oop/25489
폰 노이만 on Assembler: https://www.reddit.com/r/compsci/comments/zx1eu8/von_neumann_was_admonishing_people_who_bui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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