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재정의 되는 노코드/로우코드

어니언킴 2026. 2. 6. 17:34

2010년대 후반, 개발 업계에서 핫했던 키워드 중 하나는 "노코드"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몸값이 급등하고 개발 리소스가 병목이 되며 비개발자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던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바이브 코딩의 시대가 도래하며 노코드 플랫폼들이 몰락한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굳어지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바이브 코딩은 실제로 노코드 플랫폼의 완벽한 상위 호환이다. 원하는 기획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코드가 생성될 뿐 아니라 기존 노코드 플랫폼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던 커스터마이징까지 완벽하게 가능하다. Reddit등 해외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No Code Is Dead" 포스팅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직접 바이브 코딩을 해보면 그 이면에 치명적인 단점 또한 존재함을 느끼게 되는데

  • 기능 구현에만 초점이 맞춰진, 효율성이 고려되지 않는 코드 구현
  • 구조화 되지 않은 코드 기반으로 끝없이 쌓이는 기술 부채
  • 보안, 예외 처리, 엣지케이스가 고려되지 않는 설계

등이 있다. 즉 기술적인 가이드와 설계를 명확히 주지 않으면 기술 부채가 쌓여 그 누구도 유지보수 할 수 없는(심지어 LLM 조차도) 코드베이스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시 주목받는 영역이 "로우코드"이다.

 

기존 로우 코드의 개념은 노코드 플랫폼에서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코드로 보완하는 기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 바이브 코딩 시대의 로우 코드의 개념은 다른 개념으로 재정의 되고 있다.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복잡한 방대한 기능(many code)을 하나의 추상화된 코드 라인(low code)으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

 

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기존에 어셈블리 같은 로우레벨 언어에서 하이레벨 언어로, 그리고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를 통한 구현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공학의 추상화의 흐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러한 로우코드 추상화의 장점은 AI와 LLM 시대에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 코드의 형태기 때문에 LLM 이 쉽게 이해하고 재사용할 수 있으며
  • 바이브 코딩의 결과물처럼 기술부채가 쌓인 코드가 아닌, 잘 설계되고 검증된 엔지니어링 산출물

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상화의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바로 "Open" 이다.

 

기존의 소프트웨어들이 내부 구현을 감춘 채 폐쇄적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Vibe Coding 시대의 도구들은 AI 가 코드와 문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잘 추상화된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LLM이 이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는 구조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HuggingFace, Ultralytics, LangChain과 같은 오픈소스 도구들의 부상이다. 예를 들어 HuggingFace는 복잡한 모델 학습 과정을 trainer.train() 한 줄로 추상화했다. 이처럼 ‘잘 엔지니어링된 추상화’를 제공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결국,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을 완벽하게 엔지니어링하여 추상화된 형태(Low Code)로 만들고, 이를 LLM이 접근 가능하도록 Open하는 기업들이 부흥하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든다. 이러한 추상화의 끝은 어디일까?

 

역사적으로, 이러한 추상화의 종착점은 대부분 UI 였다.

 

열마디의 설명보다 한장의 이미지가, 10장의 이미지보다 짧은 동영상이 더 강력하다.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데 있어 UI 는 프롬프트나 코드보다 더 직관적인 것이다. 실제로 많은 툴의 최종적인 형태는 코드가 아니라 UI 로 발전해왔다. OS가 그랬고, DB가 그랬고, 웹과 앱이 그랬다.

 

바이브 코딩도 마찬가지다. 비개발자가 다루기는 까다로운 Cursor 등의 IDE 환경을 넘어 UI와 상호작용만을 기반으로 바이브 개발을 할 수 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브라우저의 UI 를 기반으로 바이브코딩을 지원하는 AntiGravity 등의 IDE, 코딩 없이 자연어와 UI 로만 앱, 웹을 만들어주는 Lovable 등이 그 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보자.

 

노코드, 로우코드는 몰락하는가?

 

글쎄, 정답은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존의 pre-built 기반의 노코드 플랫폼은 바이브 코딩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고 현재 시장의 흐름의 중심에는 바이브 코딩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바이브 코딩 또한 분명 많은 기술적 엔지니어링이 필요로 하고 이런 영역들이 빠르게 추상화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의 끝에는 다시 UI 가 있을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노코드 및 로우코드는 "몰락"이 아니라 바이브 코딩을 중심으로 한 "재정의"이다. 우리는 지금, 이 재정의가 어떤 새로운 형태의 도구와 플랫폼의 형태로 구현될지 목격하게 될 전환점 위에 서 있다.